이력서 대신 기획서를 들고 온 사람들
두 명의 청년이 회의실에 앉았습니다. 대기업 출신이라는 말은 스스로 하지 않았어요. 대신 명함을 건네는 자리에서 기획서를 꺼내더니 테이블 위에 펼쳤습니다. 한 장 넘길 때마다 군더더기가 없었거든요.
미국 파트너와의 역할 분담, 한국에서의 개발 범위, 앱스토어를 시작으로 글로벌 출시까지 이어지는 로드맵이 이미 잡혀 있었습니다. 보통은 기획 회의에서 그 그림을 함께 그리는데, 이 사람들은 그려온 거예요.
서비스 이름은 BOUTZ. 소개팅 앱이라고 했는데 스와이프가 아니었어요. 이상형 월드컵처럼 두 사람 중 한 명을 고르는 구조인데, 선택하는 순간 반대쪽이 튕겨 나갑니다.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밀려나는 타격감이 손끝에 남아요. 오늘 추천된 인물 가운데 16강부터 결승까지 네 번의 라운드를 거쳐 단 한 사람만 남는 토너먼트였습니다.
대기업을 왜 나왔는지는 묻지 않았어요. 기획서가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