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앱 있잖아. 이거 비슷하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솔직히 이 생각, 한 번쯤은 다 해봤을 거예요. 잘 되는 앱을 보면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니까요. 거기에 바이브코딩까지 배웠다면 더 그렇죠. AI 코딩 도구를 열면 화면이 뚝딱 나오고, 기능도 하나씩 붙으니까 "나도 이거 만들 수 있겠는데?" 싶어지는 겁니다. Cursor든 Bolt든 Replit이든, 도구는 달라도 이 순간의 감각은 다 비슷할 거예요.
근데요, 그 다음이 문제예요. 만들 수 있다는 느낌과 사업이 된다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거든요. 아이디어를 앱으로 바꾸는 건 쉬워졌어요. 진짜 어려운 건 그 앱이 누군가의 문제를 풀고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일입니다.
이 글은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순서를 이야기합니다.
"이 앱 잘 되네. 기능 보니까 나도 만들 수 있겠는데?"
아, 이 말이 위험한 이유가 있어요. 잘 되는 앱을 보면 기능이 눈에 들어오잖아요. 로그인 화면이 깔끔하고, 대시보드가 잘 정리되어 있고, 결제 흐름이 매끄럽고. 그래서 "저것만 비슷하게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하게 돼요.
그런데 사실 그 앱이 성공한 이유는 화면이 깔끔해서가 아닙니다. 특정 사람들이 겪고 있는 구체적인 불편을 정확하게 풀어줬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볼게요. 프리랜서를 위한 세금 관리 앱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 앱이 잘 되는 이유는 대시보드가 예뻐서가 아니라, "매달 세금 신고할 때마다 세무사한테 30만 원씩 내는 게 아까운 프리랜서"라는 아주 구체적인 사람의 아주 구체적인 고통을 건드렸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레퍼런스에서 봐야 할 건 화면 구성이 아니라 "이 앱은 누구의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가"입니다. 여기서 출발하지 않으면 아무리 똑같이 만들어도 사용자는 오지 않아요.
"앱만 만들면 사람들이 알아서 오겠지."
진짜로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많아요. 무리도 아닌 게, 바이브코딩을 하다 보면 화면이 하나씩 완성될 때마다 뭔가 진짜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 느낌이 착각을 만들어요. "이 정도면 사람들이 쓰겠지"라는 착각이요.
하지만 현실은 좀 다릅니다. 앱스토어에 올려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나요. 다운로드가 0이에요. 왜냐하면 당신의 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설사 누군가 발견하더라도 "이게 왜 내한테 필요한데?"라는 질문에 3초 안에 답을 못 하면 그냥 나가버려요.
그래서 개발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내가 풀려는 문제를 진짜로 겪고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겁니다. 커뮤니티에 있을 수도 있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있을 수도 있고, 블로그에 불만을 쓰고 있을 수도 있어요. 그 사람들을 먼저 만나봐야 해요. 앱을 만들기 전에요.
"아이디어도 있고 개발도 할 수 있는데, 뭘 더 해야 하는 거지?"
이 질문을 하고 있다면 오히려 좋은 신호예요. 뭔가 빠져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Cursor를 열어요. 화면을 만들고 기능을 붙이고 DB를 연결해요. 속도가 빠르니까 일주일이면 뭔가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죠. 근데 한 달쯤 지나면 이상한 상황이 벌어져요. 기능은 열 개가 넘는데 정작 "이 앱을 왜 써야 하는지"를 한 문장으로 설명을 못 하는 거예요.
이게 전략 없이 개발부터 시작했을 때 생기는 전형적인 함정입니다. 빠져나오기도 어려워요. 이미 만든 기능이 아까우니까 자꾸 거기에 끼워 맞추려고 하거든요.
사실 아이디어와 개발 사이에 빠져 있는 단계가 세 개 있어요. 첫째, 이 문제를 겪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 둘째, 그 사람을 직접 만나서 정말 이게 불편한지 확인하는 것. 셋째, 돈을 내고라도 해결하고 싶은 문제인지 검증하는 것. 이 세 단계를 거치면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가 선명해지고, 그때 Cursor를 여는 게 맞아요.
"바이브코딩 배웠으니까 이제 빠르게 만들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맞아요, 바이브코딩은 진짜 빨라요. 예전 같으면 개발자 세 명이 두 달 걸릴 작업을 혼자서 일주일 만에 해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속도가 빨라졌다는 건 방향이 틀렸을 때 잘못된 곳으로 더 빨리 도착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 말이 과장처럼 들릴 수 있는데,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에요. 고객이 원하는 게 뭔지 확인 안 하고 빠르게 만들면, 빠르게 실패해요. 그리고 "아 이건 아닌가 보다" 하고 또 다른 걸 빠르게 만들어요. 이 루프가 반복되면 석 달 만에 세 개의 앱을 만들었는데 하나도 사업이 안 되는 상황이 돼버리는 거죠.
그래서 바이브코딩이 진짜 무기가 되려면 먼저 방향이 잡혀 있어야 해요. 누구한테 팔 건지, 그 사람이 정말 이걸 원하는지, 어디서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는지. 이게 정리된 다음에 Cursor를 열면 속도가 진짜 무기가 돼요. 필요한 기능만 정확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근데 이 방향 잡는 게 바이브코딩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에요.

지금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리고 바이브코딩으로 뭔가를 만들고 싶다면, 코드를 치기 전에 한 문장만 적어보세요.
"이 앱은 ___가 겪는 ___라는 문제를 ___로 해결한다."
이 빈칸을 구체적으로 채울 수 있다면 사업의 출발선에 서 있는 거예요. 채울 수 없다면 아직 개발할 타이밍이 아니에요. 먼저 사람을 만나고 문제를 확인해야 할 타이밍인 거죠.
아이디어밖에 없는 게 문제가 아니에요. 아이디어를 검증 없이 바로 앱으로 만드는 게 문제입니다. 순서만 바꾸면 바이브코딩은 정말 강력한 도구가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