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출시했는데 다운로드가 멈춰버렸어요
석 달 동안 매일 밤 코드를 만졌어요. 로그인 화면부터 결제 플로우까지 직접 다 짰거든요. 드디어 앱스토어에 올리는 날, 등록 버튼을 누르면서 속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어요. "다운로드 알림이 하나둘 뜨고, 리뷰가 달리기 시작하면, 두 번째 업데이트는 이 기능부터 넣어야지." 아직 다운로드가 0인데 벌써 로드맵을 짜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다음 날 아침에 콘솔을 열어봤더니 다운로드 1건. 그 다음 날 2건. 셋째 날은 0건. 일주일이 지나도 숫자가 거기서 멈춰 있었어요. 리뷰 탭은 비어 있고, 피드백 메일함도 텅 비어 있고. 누군가 이 앱을 깔았다는 흔적이 아무 데도 없었어요. 그래서 인스타에 직접 홍보를 해봤어요. 앱 화면을 캡처해서 "석 달 만에 드디어 출시했습니다!" 라고 올렸거든요. 반응이 좀 올까 싶어서 지인 단톡방에도 링크를 보냈어요. "이런 앱 만들었는데 한번 써봐" 하고요. 그러니까 하루 이틀은 3건, 4건 반짝 올라왔어요. 근데 사흘째부터 다시 2건, 1건, 0건. 인스타 게시물에 좋아요 누른 사람조차 앱을 깔진 않았더라고요. 이쯤 되면 불안해지잖아요. 그래서 제일 먼저 한 게 뭐냐면, 앱을 처음부터 다시 눌러본 거예요. 로그인부터 결제까지 전부 직접 돌려봤거든요. 버그 없고, 크래시 없고, 디자인도 나름 깔끔해요. 만든 건 분명 멀쩡한데, 쓰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이 상태에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딱 하나예요. "뭘 더 만들어야 하지?" 근데 여기서 기능을 추가하면 안 돼요. 그게 함정이거든요.
만들면 사람이 온다는 건 가장 비싼 착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이 착각이 생기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개발하는 동안에는 매일 뭔가가 눈에 보이게 나아지거든요. 예를 들어 알림 기능을 하나 붙이고 나면 "오, 이제 앱다워졌다" 하고 뿌듯해져요. 그 뿌듯함이 쌓이고 쌓여서 어느 순간 "이 정도면 사람들이 좋아하겠지"라는 확신으로 바뀌어요. 근데 그 확신을 만든 게 전부 내 눈이에요. 옆에 앉아서 이 앱을 직접 써본 사람은 한 명도 없잖아요. 실제로 이걸 쓸 사람한테 화면을 열어서 "이거 어때요? 쓸 만해요?" 하고 물어본 적이 석 달 내내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코드만 쌓인 거예요. 확신이 아니라 착각이 쌓인 거예요. 앱이 문제가 아니에요. 앱 밖에 있는 사람한테 "이거 진짜 필요해요?" 하고 물어보는 걸 한 번도 안 한 게 문제예요.
사용자가 오지 않은 게 아니라 어떻게 오라고 설명을 못한 거예요
사용자가 안 오는 이유는 딱 두 가지예요. 이 앱이 필요한 사람이 세상에 아예 없거나, 있는데 이게 있는 줄 모르거나. 거의 다 후자거든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지금 이 순간에도 앱스토어에는 수백 개의 신규 앱이 올라오고 있어요. 근데 여러분이 마지막으로 앱스토어 신규 목록을 직접 스크롤해 본 게 언제예요? 안 하잖아요. 다른 사람들도 안 해요. 인스타도 마찬가지예요. 내 팔로워가 200명인데, 그 안에 "운동 기록을 앱으로 관리하고 싶다"고 진짜로 고민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어요. 한두 명이면 다행이에요. 지인 단톡방은요? 솔직히 다들 겪어봤잖아요. "오 잘 만들었네~" 하고 의리로 한 번 깔아주고, 다음 날이면 삭제해요. 그 사람들한테 이 앱이 필요했던 게 아니니까요. 결국 스토어 등록, 인스타 공유, 지인 공유 — 이 세 가지가 해준 건 "문을 열어놓은 것"뿐이에요. 근데 문을 열어놓는다고 손님이 오진 않잖아요. 손님이 있는 거리에 직접 나가서 불러와야 해요.
커뮤니티에 가서 10명한테 직접 보여주세요
기능을 더 만들 필요 없어요. 지금 있는 그대로 들고 가면 돼요. 중요한 건 "어디로" 가느냐예요.
이 앱이 풀어주는 그 문제로 지금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거기로 가세요. 네이버 카페, 레딧, 디스코드, 카카오 오픈채팅 같은 커뮤니티요. 이 공간들의 공통점이 뭐냐면, 특정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서로 불평하고 질문하는 곳이라는 거예요. 거기에 여러분의 앱이 풀어주는 바로 그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찾는 방법은 간단해요. "운동 기록 앱 추천"을 검색하면 앱을 찾는 사람이 나와요. 그게 아니라 "운동 기록 귀찮다", "헬스장 루틴 관리 어렵다"를 검색해 보세요. 그러면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이 나오거든요. 앱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을 먼저 찾는 겁니다.
찾았으면 광고하지 마세요. 대화부터 하세요. "저 앱 만들었는데 한번 써보세요"라고 올리면 그건 광고예요. 커뮤니티에서 광고는 3초 만에 무시당하거든요. 대신 그 사람이 올린 글을 먼저 읽고 공감 댓글을 달아보세요. 대화가 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이렇게 물어볼 수 있어요. "저도 같은 문제 때문에 이런 걸 만들어봤는데, 한번 봐주실 수 있나요?" 이 한 마디가 앱스토어 등록보다 훨씬 강력해요.
10명한테 보여주세요. 그중에 3명이 다시 열면 성공이에요. 다시 연 사람한테는 반드시 직접 물어보세요. "뭐가 좋았어요?" "뭐가 불편했어요?" 이 두 마디에 대한 답이, 다음에 뭘 만들고 뭘 버릴지를 전부 알려줘요.
10명만 쓰기 시작하면 다음에 뭘 만들지 앱이 직접 알려줘요
10명이 쓰기 시작하면 혼자서는 절대 볼 수 없던 것들이 보여요. 예를 들어 온보딩 화면에서 5명이 이탈했다면, 그건 온보딩이 복잡하다는 뜻이에요. 기획서에는 "간결한 온보딩"이라고 적혀 있었겠지만, 실제로는 간결하지 않았던 거거든요. 혼자 앉아서 기획서를 고치는 것보다 이 10명의 행동 데이터가 훨씬 정확해요. 지금 앱에 사용자가 없다면, 코드를 열지 마세요.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세요. 10명이면 충분합니다.
저희 블로그에 이런 이야기를 계속 쓰고 있어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면 다른 글들도 한번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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