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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자금, 지원사업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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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창업패키지 공고가 뜨면 몇 주를 매달렸습니다.

떨어지면 다음 공고를 기다렸습니다. 초기창업패키지, 프리팁스, 청년창업사관학교 — 이름이 바뀌어도 하는 일은 같았지요. 공고를 찾고, 계획서를 쓰고, 발표를 준비하고, 결과를 기다리기를 반복했습니다. 붙으면 다행이고 떨어지면 또 반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지원사업만 바라보고 있으면, 선정될 때까지 사업이 멈춰 있다는 걸요.

창업 자금 조달 5가지 경로 — 지원사업, 정책대출, 보증서, 소상공인, 투자유치

지원사업, 대출, 보증, 투자 — 다섯 가지 길

창업자가 자금을 마련하는 경로는 다섯 가지였습니다. 저는 오래도록 첫 번째만 보고 있었습니다.

첫째, 정부 지원사업부터 살핀다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 프리팁스, 팁스. 선정되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받을 수 있고, 갚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대신 경쟁률이 높았고, 공고 시기가 정해져 있었고, 떨어지면 기다려야 했습니다.

둘째, 정책 대출이 있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창업기업 대출이었습니다. 청년이면 연 2.5% 고정금리에 최대 1억 원까지 빌릴 수 있었지요. 선정 경쟁이 아니라 심사를 거치면 되었습니다. 조건이 맞으면 받을 수 있었고, 공고 시기를 기다릴 필요도 없었습니다.

셋째, 보증서라는 방법이 있었다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서를 받으면 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해졌습니다. 기보 청년창업 특례는 연 0.3% 보증료에 최대 3억 원, 신보 Easy-Start는 업력 3년 이하면 최대 2억 원까지 보증을 서주었지요. 담보가 없는 초기 창업자에게는 이게 은행 문을 여는 열쇠였습니다.

넷째, 소상공인 대출도 있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최대 7천만 원까지, 연 3%대 금리로 빌릴 수 있었습니다. IT 서비스업도 상시 근로자 5명 이하면 소상공인에 해당했지요. 의외로 많은 초기 창업자가 여기에 해당했습니다.

다섯째, 투자를 유치하는 길이 있었다

엔젤투자자,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탈. 지분을 내주는 대신 자금과 네트워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엔젤투자지원센터에서 매월 투자 상담회를 열고 있었고, 액셀러레이터는 전국에 357개가 등록되어 있었지요.

안 갚아도 되니까, 그것만 봤습니다

돌이켜보면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안 갚아도 되니까요. 대출은 갚아야 했고, 투자는 지분을 줘야 했고, 보증은 복잡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지원사업만 기다렸던 겁니다.

그런데 기다리는 동안 사업은 멈춰 있었습니다. 아이디어는 식어갔고, 시장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잘 되는 창업자는 하나만 쓰지 않았습니다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잘 되는 창업자들은 하나만 쓰지 않았지요.

지원사업으로 사업화 자금을 받으면서, 정책 대출로 운영 자금을 마련하고, 보증서로 추가 대출 여력을 확보했습니다. 투자까지 받은 경우에는 프리팁스나 팁스로 넘어가면서 정부 자금과 민간 자금을 함께 굴렸습니다.

하나에 올인하는 게 아니라, 단계마다 맞는 경로를 조합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원사업에 선정된 뒤, 수천만 원이 들어왔는데 어디에 얼마를 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요. 개발비를 먼저 집행할지, 인건비를 확보할지, 마케팅에 돌릴지 — 돈이 있는데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필요했던 건 돈이 아니라, 이 돈을 어떤 순서로 써야 사업이 굴러가는지를 함께 고민해줄 사람이었습니다. 흐름소프트가 개발 파트너를 넘어 사업 전반의 파트너를 지향하게 된 건, 그 경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자금 조합 예시 — 아이디어 단계 최대 4억, 사업자 초기 최대 4억, 투자 유치 후 10억+

내 단계에서 열려 있는 경로

단계별 추천 자금 조달 경로 — 아이디어, 사업자 초기, 투자 유치, 스케일업

아이디어만 있고 사업자가 없다면 — 예비창업패키지와 기보 예비창업자 사전보증,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사업자를 냈고 3년이 안 됐다면 — 초기창업패키지, 중진공 청년전용 대출 1억, 신보 Easy-Start 2억. 세 가지가 열려 있습니다.

투자를 받았다면 — 프리팁스와 팁스로 정부 자금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소상공인이라면 — 소진공 대출 7천만 원부터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공고를 기다리는 동안 사업은 멈춰 있었습니다

지원사업은 좋은 길입니다. 하지만 유일한 길은 아닙니다.

공고가 뜨기를 기다리는 동안 정책 대출은 상시로 열려 있고, 보증서는 조건만 맞으면 받을 수 있고, 투자 상담은 매달 열리고 있습니다. 하나만 바라보고 멈춰 있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저도 그걸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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