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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창업패키지 2026 선정부터 운영까지 — 심사용 계획서를 실행용으로 바꾸는 법

예비창업패키지 2026 선정부터 운영까지 — 심사용 계획서를 실행용으로 바꾸는 법

선정부터 운영까지 시리즈

예비창업패키지 2026 선정부터 운영까지 — 심사용 계획서를 실행용으로 바꾸는 법

선정부터 운영까지 시리즈 · 2편
선정에서 협약, 재조정, 개발까지 프로세스 흐름도
선정 통보를 받으면 바로 개발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순서는 다릅니다. 선정과 개발 사이에 '재조정'이라는 단계가 있습니다. 협약을 맺기 전, 심사용으로 쓴 계획서를 실행 가능한 형태로 다시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개발이 시작된 뒤에야 계획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혼자 고민하는 모습과 함께 정리하는 모습 비교
혼자서 이 과정을 해보려고 하면 막막합니다. 심사용 계획서를 다시 읽어봐도 거기엔 "왜 해야 하는지"만 있고, "다음 주에 뭘 해야 하는지"는 없습니다. 사업비 항목은 나눠져 있는데 실제로 어디에 얼마를 쓸지는 감이 안 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심사용 계획서와 실행용 계획서는 용도가 다른 문서입니다. 심사용은 심사위원을 설득하는 글이고, 실행용은 나와 팀이 따라가는 순서표입니다. 하나로 두 가지를 해결하려다 보면 둘 다 어중간해집니다.

심사용 계획서와 실행용 계획서 비교 인포그래픽
심사용 계획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AI 기반 맞춤형 추천 시스템을 구축하여 사용자 경험을 혁신한다."
실행용 계획서에는 이렇게 적혀야 합니다.
"6월 첫째 주: 추천 알고리즘 요구사항 정의. 6월 둘째 주: 데이터 수집 API 설계. 6월 셋째 주: 프로토타입 개발 착수."
차이가 보이시나요. 심사용은 지도입니다. 전체 방향을 보여줍니다. 실행용은 입니다. 지금 어디로 발을 옮길지 알려줍니다. 지도만 들고 걸을 수는 없습니다. 길이 있어야 걸을 수 있습니다.

심사용 계획서를 실행용으로 바꾸는 건 세 단계입니다.
행동을 찾고, 순서를 붙이고, 예산을 쪼갭니다.
STEP 1
행동이 숨어 있는 문장을 찾습니다
심사용 계획서를 처음부터 다시 읽습니다. 이번에는 설득력을 보는 게 아니라 동사를 찾습니다. "구축한다", "개발한다", "도입한다" 같은 문장 속에 실제로 해야 할 행동이 숨어 있습니다.
"AI 기반 맞춤형 추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문장에서 꺼낼 수 있는 행동은 이렇습니다. 추천 알고리즘 요구사항을 정의한다. 학습 데이터를 수집할 API를 설계한다.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한다. 하나의 문장 안에 행동이 세 개, 네 개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STEP 2
꺼낸 행동에 순서와 기한을 붙입니다
행동 목록이 나오면 순서를 정합니다. 뭘 먼저 해야 다음 걸 할 수 있는지, 어떤 건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지 따져봅니다.
그 다음에 기한을 붙입니다. "6월 첫째 주까지", "7월 중순까지"처럼 달력 위에 올릴 수 있을 만큼 구체적으로 잡습니다. "상반기 내 완료" 같은 표현은 실행용에서는 쓸모가 없습니다.
STEP 3
예산을 행동 단위로 쪼갭니다
심사용 계획서의 예산은 항목별로 묶여 있습니다. "외주 용역비 3,000만 원", "재료비 500만 원"처럼 큰 덩어리입니다. 실행용에서는 이걸 행동 단위로 쪼갭니다.
사업비 항목을 행동 단위로 쪼개는 예산 배분 인포그래픽
"외주 용역비 3,000만 원" 안에 요구사항 정의에 얼마, API 설계에 얼마, 프로토타입 개발에 얼마가 들어가는지 나눠 놓으면 돈이 어디서 쓰이고 어디서 남는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정산할 때도 행동 단위로 증빙을 맞추면 훨씬 수월합니다.

실제 사례

예비창업패키지로 개발을 시작한 한 팀은 심사용 계획서에 적힌 기능 목록에서 열네 개의 행동을 꺼냈습니다. 그중 세 개는 순서가 바뀌어야 했고, 두 개는 계획서에 없던 작업이었습니다. 행동에 기한을 붙이고 나니 원래 잡았던 일정보다 세 주가 더 필요하다는 걸 개발 전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세 주를 미리 확보한 덕분에 중간에 일정이 밀려서 야근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심사용 계획서는 문을 열어주는 열쇠였습니다. 하지만 그 열쇠로 집을 지을 수는 없습니다. 집을 짓는 건 실행용 계획서의 몫입니다.
행동을 찾고, 순서를 붙이고, 예산을 쪼개는 것. 이 세 단계를 거치면 "뭘 해야 하지"라는 막막함이 "다음 주에 이걸 하면 된다"로 바뀝니다.
계획서가 바뀌면,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개발 파트너를 고르는 기준을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