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 창업 트렌드
AI가 내 업종을 모릅니다 — 가르치는 법을 찾았습니다
ChatGPT에게 재고 관리를 물어본 적 있다면 알 겁니다. 답은 옵니다. 상세하게 옵니다. 안전재고 공식, ABC 분석, 리드타임 계산법까지.
그런데 그 답이 내 가게에는 맞지 않습니다.
월요일마다 라떼 주문이 40% 뜁니다. 비 오는 날은 손님이 반으로 줄어서 우유 폐기량이 두 배가 됩니다. 유통기한 3일짜리 우유는 금요일에 발주해야 월요일에 딱 맞는데, 목요일에 넣으면 화요일에 절반을 버립니다. 이건 이 가게를 10년 운영한 사람만 압니다.
AI는 이걸 모릅니다. 멍청해서가 아닙니다. 이 가게 사정을 적어놓은 교과서가 없어서입니다.
AI에게 우리 가게를 가르치는 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새 알바생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습니다. 가게 돌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겁니다. 여기선 '대'가 16온스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가면 빨대는 자동으로 꽂고, 우유 유통기한 하루 남으면 라떼 할인을 바로 올린다고. 이 과정 없이 카운터에 세우면 사고가 납니다.
AI도 똑같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교과서를 '온톨로지'라고 부릅니다. 어려운 단어지만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네 가지를 정리하는 겁니다.
개념. 우리 가게에서 중요한 것이 뭔지. 메뉴, 재고, 주문, 단골. 관계. 그것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주문이 들어오면 재고가 줄고, 단골은 월 3회 이상 방문한 고객. 속성. 각각의 세부 정보. 우유 유통기한은 3일, 아메리카노 원가는 800원. 규칙.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유통기한 1일 남으면 할인, 재고 5개 이하면 발주.
이 네 가지가 정리되면, AI는 비로소 우리 가게를 아는 직원처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 교과서로 매출 100억을 만든 팀이 이미 있습니다
2026년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K-AI 챔피언스를 선정했습니다. 6팀 중 3팀이 이 교과서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커머스, 여행, 엔터프라이즈. 업종은 전부 다른데 기술 구조가 놀랄 만큼 닮아 있습니다.
명동의 작은 호텔이 일본, 중국, 동남아 관광객을 받으려면 각 나라 플랫폼에 일일이 등록해야 합니다. 언어도 다르고 정산 방식도 다릅니다. 올마이투어는 객실·채널·예약·정산의 관계를 교과서로 만들었습니다. 방 정보를 한 번만 입력하면 AI가 2,000개 글로벌 채널에 자동으로 뿌려줍니다. 연간 거래액 500억 원, 매출의 60%가 해외입니다.
새벽 2시, 경쟁사가 가격을 내렸습니다. 담당자는 자고 있습니다. 인핸스는 상품·경쟁사·가격·리뷰·재고의 관계와 규칙을 교과서로 만들어 AI에게 줬습니다. AI가 52개국 1,000개 플랫폼을 24시간 감시합니다. 삼성전자와 P&G가 쓰고 있고, 연매출 100억 원을 넘겼습니다.
포스코 직원이 실적 보고서를 만들려고 합니다. 매출은 이 시스템, 재고는 저 시스템, IT팀에 요청하면 며칠을 기다려야 합니다. 서버키트는 이 시스템들의 관계와 규칙을 교과서로 만들었습니다. "이번 달 실적 정리해줘"라고 하면 AI가 5분 만에 보고서를 만들어냅니다. 토큰 사용량 98% 절감. 포스코가 전사 도입을 완료했습니다.
세 회사의 업종은 전부 다릅니다.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AI에게 교과서를 만들어줬다는 것.
대기업 이야기가 아닙니다 — 카페 사장님도 같은 구조입니다
아침 7시. 셔터를 올리면 간밤에 쌓인 찬 공기가 밀려나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보일러가 올라오는 소리가 가게를 채웁니다. 전날 매출을 정리하고, 재고를 확인하고, 냉장고 문을 열어 우유 유통기한을 봅니다. 부족한 원두를 발주합니다. 그 사이 첫 손님이 들어옵니다.
이 모든 판단이 사장님 머릿속 교과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교과서가 사장님 머릿속에만 있다는 겁니다. 아프면 가게가 흔들리고, 2호점을 내면 똑같은 판단을 내려줄 사람이 없습니다.
만약 이 교과서를 밖으로 꺼낼 수 있다면, AI가 스스로 묻기 시작합니다. 내일 비 예보가 있으니 디저트 할인을 올릴지, 우유 만료일이 내일이니 오후 푸시를 보낼지. 지금은 이런 서비스가 소상공인용으로 나오기 직전입니다. 온톨로지 자동 구축 비용은 매 분기 빠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산업이 교과서를 원하는데, 만들 사람이 부족합니다
쇼핑몰, 호텔, 제조, 의료, 법률, 건설, 물류, 농업, 교육, 금융. 교과서가 필요 없는 산업이 없습니다. 그런데 만들 수 있는 팀이 부족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교과서를 만들려면 기술과 도메인 지식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온톨로지를 설계하고 AI에 연결하는 능력, 그리고 그 산업에서 실제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것. 환불과 취소가 어떻게 다른지, 성수기에 가격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절대 자동화하면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10년, 20년 일한 사람만 압니다.
그래서 구조가 보입니다. 교과서를 만드는 기술 틀을 한 번 갖추고, 프로젝트마다 그 산업의 현장 전문가를 태우는 겁니다. 의료가 오면 의사 출신을, 건설이 오면 현장소장 출신을 태웁니다. 기술 틀은 같고 도메인만 바뀝니다. 한 번 만든 교과서는 끝이 아닙니다. 산업은 변하고 규칙은 바뀝니다. 유지보수가 필요하고, 이것이 지속 수익이 됩니다. 교과서가 두꺼워질수록 고객은 떠나기 어려워집니다.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온톨로지를 만들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면, 내 머릿속 노하우를 한 번 글로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 가게에서 이 단어는 이런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한다. 이건 절대 하면 안 된다. 이것만 정리해도 AI 도구가 나왔을 때 훨씬 빠르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자신이 잘 아는 산업이 있는지 돌아보십시오. 그 산업에서 사람이 반복적으로 하고 있지만 규칙만 정리하면 AI가 할 수 있는 일이 보인다면, 거기에 기회가 있습니다. 기술은 배우거나 파트너를 구할 수 있습니다. 도메인 지식은 대체가 어렵습니다. 그 산업을 아는 것 자체가 경쟁력입니다.
기술 창업자라면, 교과서를 만드는 틀을 먼저 갖추십시오. 온톨로지 설계 프레임워크, AI 연결 파이프라인, 반복 가능한 구축 프로세스. 그리고 도메인 전문가를 찾으십시오. 기술만으로 쓴 교과서는 현장에서 안 맞습니다.
혼자 보면 놓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온톨로지라는 단어를 오늘 처음 들은 분도 있을 겁니다. 당연합니다. 이 흐름이 뉴스에 본격적으로 나온 것도 올해 들어서입니다.
흐름소프트는 지금 이 흐름을 매일 추적하고 있습니다. AI 도구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정책 자금이 어디로 흐르는지, 어떤 기술 방향이 실제로 투자를 받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정리해서 창업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대단한 걸 해드리겠다는 게 아닙니다. 혼자 보면 놓치기 쉬운 것들을, 옆에서 같이 보겠다는 말입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
새 알바생에게 교과서를 주지 않으면, 아무리 똑똑해도 첫날에 사고를 냅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교과서를 만들어주면, 일주일 만에 베테랑처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한 번 가르치면 쉬지 않습니다. 아프지도 않습니다. 퇴사하지도 않습니다.
그 교과서를 만드는 기술이 온톨로지입니다. 지금 모든 산업이 이 교과서를 원하고 있고,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합니다. 이것이 지금 창업자와 소상공인 앞에 열리고 있는 기회입니다.
이 글은 흐름소프트가 매일 관찰·정리하는 창업 생태계 시리즈입니다.